일제강점기인 1924년 경주시 금령총에서 말을 타고 있는 주인상과 하인상(종상) 모습의 한 쌍의 신라시대 토기가 출토됐다. 주인상은 높이가 23.4cm이고, 길이가 29.4cm이며, 하인상은 높이가 21.3cm, 길이가 26.8cm였다. 이들 토기는 겉으로 보기엔 말을 탄 사람을 형상화한 장식용 조각처럼 보이지만 용도는 명기(明器·장사 지낼 때 죽은 사람과 함께 묻는 기물) 또는 주전자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산대 고고학과 박사 수료 김정수 씨 학술지 ‘야외 고고학’에 관련 글 게재 모형 통한 용도 실험·사용흔 등 분석 실생활에서 사용됐던 등잔으로 추정 기존 명기 또는 주전자 용도설 뒤집어 금령총 토기, 제기 기능도… 논란 여지 이는 지난해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부가 ‘빛의 과학, 문화재의 비밀을 밝히다’ 특별전을 준비하면서 컴퓨터 단층촬영(CT)을 통해서도 이러한 사실을 밝혀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국립중앙박물관 측은 말 등에 있는 깔때기 모양 구멍에 물이나 술을 넣으면 말 가슴의 대롱으로 따를 수 있다면서 토기 속에 담을 수 있는 액체의 양은 240㏄라고 했다. 그런데 정말 주전자 용도였을까? 이에 대해 국보 ‘기마인물형토기’의 용도는 명기나 주
조선 시대 책에 관한 놀라운 예술이 있었다. 바로 책거리(혹은 책가도)다. 책거리는 책을 중심으로 여러 가지 사물을 함께 정물화로 그린 것을 말한다. 서양의 정물화처럼 일상적인 물건이나 꽃을 그린 게 아니라, 책이 중심인 정물화였다. 유독 책을 사랑하고 책 정치까지 펼쳤던 한국 문화를 대변하는 그림이기도 하다. 조선 정조 때 유별난 책 사랑과 유교 국가의 정통성을 확립하기 위해 펼친 책 정치로 인해 시작됐다. 정조가 책가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자 당시 호사가들이 앞다투어 ‘책가도 병풍’을 집에 설치했다. 부산시립박물관 신수유물 소개 ‘책거리, 책과 염원을 담은…’전 2022년 2월 13일까지 전시회 19세기 민화 ‘책거리 병풍’ 3점 다른 나라에서 더러 책을 그린 적은 있다. 하지만 한국처럼 18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전반까지 200여 년간 만민이 책거리를 즐겼던 나라는 없다. 그래서 책거리는 한국적인 정물화로서, 한국을 대표하는 장르라 할 수 있다. 정물화 가운데 ‘책’이 중심인 정물화는 세계적으로도 그 유래가 없을 정도로 조선의 책거리가 유일하다. 부산시립박물관 부산관 2층 미술실에 가면, 이런 책거리 정물화를 감상할 수 있다. 2022년 2월 13일
도서관은 인류의 영혼이 숨 쉬고 있는 곳이다. 또한 인간 지성의 위대함이 있는 곳이다. 버락 오바마 전(前) 미국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도서관은 문헌과 자료가 있는 공간 그 이상의 것이다. 보다 큰 세상을 향한 창이며, 인류의 역사를 한 걸음 나아가게 하는 보다 원대한 생각을 언제나 찾아낼 수 있는 곳이다”라고. 한 나라의 역사를 알려면 박물관을 봐야 하고, 미래를 알려면 도서관을 봐야 한다는 말이 있다. 많은 나라가 박물관을 만들어 역사를 알리고, 도서관을 세워 미래를 준비한다. 한데 우리나라는 찬란한 역사와 우수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정말 훌륭하고 아름다운 도서관을 찾아보기 힘들다. 도서관이 아름다워야 하는 이유는 그곳이 단지 책을 쌓아두는 창고가 아니라, 사람과 책이 만나고 지식과 정보를 교류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세계의 아름다운 도서관 사진전 부산도서관서 12월 12일까지 괴테가 50년간 재직했던 곳 등 20여 곳 촬영한 임영균 작품들 아름다운 세계의 도서관, 그 매혹의 공간을 만나는 시간이 마련됐다. 부산도서관은 12월 12일까지 도서관 2층 전시실에서 ‘세계의 아름다운 도서관’ 사진전을 개최한다. 도서관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은 작가는
철판이나 알루미늄 벽으로 둘러싸인 독특한 구조다. 언뜻 보면, 베일에 싸여 있는 것 같다. 간혹 주변을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은 “아직도 공사 중인가 봐”라고 얘기하기도 한다 ㅎㅎ. 하늘색 알루미늄 외장재가 건물을 감싸듯 둘러싸고 있으니, 그렇게 보일 수 있겠다 싶다. 사실 마을과 키 높이를 같이하고 있고, 나무 아래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어 유심히 보지 않으면 놓치기 십상이다. 임랑문화공원(박태준기념관·부산 기장군 장안읍 임랑리)은 이렇게 있는 듯 없는 듯 자리를 지킨다. 그만큼 마을과 조화롭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마치 둔덕 아래 집들이 있는 느낌이랄까. 철판·알루미늄으로 둘러싼 독특한 구조 물·바람·빛이 어우러진 수정원 ‘백미’ 어둠과 밝음 ‘빛의 미학’ 담은 회랑 눈길 박 회장이 쌓은 담장·붉은 강철 소재 등 영원한 포스코맨 회상할 장치도 곳곳에 ■ 철강왕을 기억하다 부산 갈맷길의 끝자락에 자리 잡은 임랑문화공원은 대지면적 4067㎡에 지하 1층, 지상 1층, 연면적 952㎡ 규모로 아담한 공원이다. 잔디와 억새, 낮은 언덕이 어우러져 흡사 고급스러운 미술관처럼 보인다. 공간 설계는 (주)비씨에이치오건축사사무소 조병수 건축가가 했다. 그는 옛 고려제강
가을의 끝자락,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부산 영가대에서 문화축전이 펼쳐진다. 래추고주민협의체는 27일 부산 동구 범일동 부산진성, 한복?재봉틀특화거리, 조선통신사역사관, 영가대 광장 일대에서 역사와 문화, 사람을 잇는 래추고 도시재생 축제 ‘래추고 문화축전(이하 문화축전)’ 한마당을 펼친다. 이날 문화축전은 크게 어린이 조선통신사 행렬과 1, 2부 공연으로 구성돼 있다. 먼저 이날 오후 1시부터 진행되는 ‘어린이 조선통신사 행렬’은 조선통신사 행렬 재현과 영가대 국서(國書) 맞이 행사로 이루어져 있다. 행렬 재현을 통해 조선통신사 성신교린의 가치를 되새기기 위함이다. 행렬은 범일2동 일대에서 펼쳐지는데 부산진성→진동문→재봉틀 거리→구장루(북문터)→영가대 광장 순으로 이어진다. 오후 2시부터 시작되는 1부 공연에서는 부산예술단의 사물놀이와 사자 탈춤이 펼쳐진다. 2부 공연은 더 다채로운 레퍼토리로 관객을 맞는다. 2인조 감성 보컬 발라드 그룹 노이마는 R&B 발라드, 인디밴드 리얼플레이어즈는 신시사이저 음악, 2인조 밴드 디에이드는 어쿠스틱 콜라보 공연을 선보인다. 2부 공연 중간에 △한복 패션쇼와 △소원 등 점등식도 열린다. 또 이날 문화축전에서는 부산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간다면…. ‘조선시대로의 타임 슬립(time slip)’이라는 독특한 콘셉트의 판타지적인 창작무용극이 온다. 윤여숙무용단은 부산민속예술관과 함께 20·21일 오후 4시 부산민속예술관 송유당(부산 동래구 온천동 금강공원 내)에서 ‘2021 연(緣)-타임슬립무용극’(이하 연)을 선보인다. 윤여숙무용단, ‘연(緣)-타임슬립무용극’ 20~21일 부산민속예술관 송유당 현재서 과거로 ‘타임 슬립’ 콘셉트 인간 본연의 삶·본성 회귀 주제 이번에 선보일 작품 ‘연’은 복잡한 현대문명의 편리함 뒤에 숨겨진, 인간 본성 파괴를 그 대가로 지불해야 한다는 불편한 진실 앞에서, 느림의 미학을 추구하는 과거로의 회귀를 주제로 한다. 연을 연출한 윤여숙 연출가는 “복잡한 현대를 살아가면서 한 번쯤 느림의 미학을 추구한 옛 선인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그 속에서 우리 전통문화의 정신적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가를 깨닫게 하는 타임슬립무용극을 선보인다”며 “예와 풍류가 넘치는 조선시대를 배경 삼아 우리 전통문화의 정신적 가치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작품은 복잡한 현대를 살아가는 한 남자가 실연의 아픔을 안고 현대문명의 이기 앞에서 인간적 회의를 느끼
부산시가 내년 개관 예정인 ‘부산근현대역사관’(부산 중구 대청동) 운영 조직을 종전 계획과 달리 대폭 축소하려는 움직임이 드러났다. 17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 건물과 부산근대역사관 건물을 리모델링해 이를 부산근현대역사관으로 조성, 내년 9월께 개관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시는 당초 부산근현대역사관을 부산시립박물관과 별도의 시 사업소(4급 상당·30여 명) 규모로 운영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오페라 하우스, 아트 센터 등 신규 사업소 조직 구성으로 인한 부담 증가로 부산근현대역사관을 부산시립박물관 산하 분관 규모(5급 팀장·10여 명 이내)로 축소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립사업소서 조직 축소 움직임 오페라 하우스, 부산국제아트센터 등 신규 사업소 조직 인한 부담 증가 이유 부산시의회 “운영조례 있는데…” 황당 실제 이런 정황은 부산시가 최근 정은우 동아대 명예교수를 부산시립박물관 신임 관장 대상자로 최종 선정, 발표하면서도 드러났다. 부산시가 언론에 제공한 보도자료에 “정은우 신임 시립박물관장은 부산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 및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시립박물관 본관, 복천박물관, 정관박물관, 임시수도기념관
3.1운동 민족 대표 위창 오세창과 만해 한용운의 글이 16일 확장 재개관 한 금정총림 범어사 성보박물관에 기증됐다. 금정총림 범어사 성보박물관은 눌원문화재단 신성수 이사장으로부터 민족 대표 33인의 한 사람으로 3.1운동에 앞장섰던 독립운동가이자 서예가인 위창 오세창(1864~1953)의 예서 작품 1점, 이현주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으로부터 3.1만세운동 민족 대표의 한 사람으로 승려 출신 독립운동가이자 시인인 만해 한용운(1879~1944)의 행서 필첩 1점, 부산시무형문화재 제24호 전각장 청계 안정환으로부터 국보급 전각가로 불린 고전금석서예가 청사 안광석(1917~2004)의 전서 목전각 1점을 각각 기증받았다고 16일 밝혔다. 신 이사장의 기증품(위창 오세창 필 서화)은 월소관심청약경(月沼觀心淸若鏡·달 비친 소택에서 마음을 바라보니 맑기가 거울 같고) 운방양기윤여주(雲房養氣潤如珠·절에서 기운을 기르니 빛나기가 구슬과 같구나)란 7언 절구 글이다. 낙관(落款)의 음각은 ‘오세창금석장수(吳世昌金石長壽)’ 양각은 ‘위창지옥(葦滄之鈺)’으로 되어 있다. 위창은 추사 김정희의 맥을 잇는 금석가로 글 내용이 범어사와 어울리며 79세에 쓴 글씨로 필력이 뛰어나
2021 부산건축제와 부산건축비엔날레가 11일간의 축제를 끝냈다. 4일부터 14일까지 열린 축제 기간, 건축제는 해운대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지하 2층 중앙광장 중심으로, 건축비엔날레는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 특설 전시장, 동아대 석당박물관을 중심으로 펼쳐졌다. 건축제는 매년 열리지만, 올해는 2년마다 개최되는 비엔날레가 함께 했다. (사)부산건축제조직위원회는 2021부산건축제와 부산건축비엔날레에 12만 7000여 명이 관람했다고 밝혔다. 이중 비엔날레 관람객은 3000여 명에 조금 못 미치는 2895명이었다. 지난해 부산건축제 기간에는 7만 4000여 명이 찾았다. 영상전·웹툰전 관람객 반응 좋아 대안 제시 ‘관문도시전’도 호평 선택과 집중 다소 부족했던 점 대체로 평면적이었던 전시 아쉬움 비엔날레 집중할 프로그램 필요 2021 부산건축비엔날레에서 김기수 총감독은 우리 도시의 역사문화유산을 미래를 열어가는 열쇠로 보았다. 그래서 비엔날레 특별전 주제도 ‘오래된 미래’였고, 전시 장소도 그런 곳을 선택했다. 과거의 유물이나 역사문화자산은 더 이상 유리 속에 갇힌 존재가 아니라, 우리의 미래를 밝히고 열어가는 열쇠라는 점을 이번 비엔날레를 통해 보여주고자 했다
부산시립박물관은 18일 오후 1시 30분부터 4시까지 부산박물관 대강당에서 ‘2021년 특별기획전-부산, 관문 그리고 사람’ 연계 부산학 인문 콘서트를 개최한다. 이번 인문학 콘서트는 부산박물관의 올해 특별기획전 ‘부산, 관문 그리고 사람’과 연계한 주제의 △인문학 강좌와 △문화 공연이 진행될 예정이다. 인문학 강좌에는 평생 부산학을 연구하면서 다양한 책과 논문을 발표한 김대래 신라대학교 교수가 초빙됐다. ‘부산이 잃어버린 10개의 기회’라는 주제로 근현대의 부산이라는 도시가 어떻게 발달했는지, 그리고 향후 부산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강연한다. 평소 어렵게 느껴지던 주제인 부산의 근현대 경제사와 관련된 내용을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풀어 설명할 예정이다. 문화 공연에는 공연팀 ‘음악풍경’이 초청돼, 근현대 관련 부산의 역사를 음악으로 재미나게 풀어낸 8건의 공연을 선보인다. 한국전쟁기 동요 ‘무궁화 행진곡’, 한국전쟁기 가곡 ‘보리밭’, 그리고 부산사람들에게 친숙한 ‘굳세어라 금순아’, ‘이별의 부산정거장’ 등 대중가요도 공연된다.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 등을 이용한 악기 연주와 함께 유명 소프라노, 테너가 출연해 멋스러운 분위기를